총론
이 시대는 사회 운동의 시대라고 이야기해도 그것은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현대 사회의 많은 사람들은 어떠한 모양으로든 사회 운동과 연관되어 있으며, 사회 운동을 통해서 자신의 이익과 권리를 보호하거나 넓혀나가면서, 또는 다양한 경험을 쌓고 서로 주고받으면서 생활을 누리고 있다. 사회 운동은 현대의 일상과 깊게 연결되고 있는 것이다.
사회 운동은 자본주의 사회가 가진 형태상의 부조리로부터 발생하는 항쟁, 대립, 알력 가운데에서 확실한 목적을 가지고, 목적을 이루는 데에 필요한 지속성, 조직, 규율 등을 이루고, 그러면서도 사회적 영향력을 약간은 가지고 있는 운동을 일컫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본주의 사회에서 계급 간의 부딪힘을 떠나서는 사회 운동이 무엇인지 파악하기 어렵다. 자본주의 사회는 노동자와 자본가 사이의 계급 갈등과 투쟁을 중심으로 해서 움직이고 있고, 그것을 가운데에 두고 여러 계급과 계층들의 얽히고 얽힌 이해관계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지만, 사회 운동은 이 이해관계가 서로 어우러질 수 없다는 전제 위에서 관계가 이루어지고, 진행된다. 자본주의 경제의 성장은 노동자에게 상병(傷病), 빈곤, 실업 등의 고통을 요구하면서 이루어졌지만, 대량 생산을 위한 공장제 대공업이나 분업, 협업의 노동 그룹은 노동자가 공동된 사상을 서로 공유하고, 알고 있는 상태에서 힘을 합쳐 상대에게 맞서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도 가르쳐 주었다. 노동자는 지극히 적은 불만이나 어려움을 없애기 위해 온전한 형태로 천천히 운동을 시작하고 그 경험을 발판 삼아서 점차 발전해 나갔다.
이 발전은 다음의 네 가지의 특징으로 알 수 있다. 우선 목적이 확실해야 한다.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는 생활의 어려움 중에 어떤 것을 처리하는 것이 가장 우선이 되어야 하는가, 어떤 것을 얻는 것이 가장 중요한가 하는 점이다. 그다음으로는 이 목적을 이루려 할 때 어떠한 것이 최대의 적인가가 정해진다. 동시에 그때는 아군도 확정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적과 아군의 역관계를 기본으로 하여서 요구되는 전술, 조직, 자금이 확정된다. 그러나 현대의 사회 운동에서는 이 네 가지 문제가 문제없이 처리되고 수정되는 일은 오히려 흔치 않다. 독점 자본의 일방적인 고물가(高物價) 부담에는 노동자나 농민이나 중소 자본가가 공통된 적대감을 가지고 있지만, 농산물의 가격 문제는 농업에 종사하는 사람들만의 이익이고 노동자의 생활을 어렵게 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기 쉽다. ‘빈곤과 전쟁’을 없애기 위해 사회주의 사회를 이루려고 힘을 합치면 노동자와 급진적인 소시민의 연대는 쉽게 생겨나지만, 생산 수단(사유 재산)을 잃어버릴까 봐 두려워하는 중소 자본가도, 농민도 도망치기 바쁘다. 또 농민 가운데에도 규모가 큰 자작농, 품팔이로 겨우 생활을 이어 나가는 영세 농민들 사이에는 다른 점이 있고, 노동자 중에서도 블루칼라와 화이트칼라, 대기업 노동자와 소기업 노동자, 2차 산업 노동자와 3차 산업 노동자 등으로 얽히고 얽힌 상위점이 포함되어 있다.
특별히 계층, 계급의 서로 얽혀있는 구성은 사회 운동에 있어서 기억해야 할 의미를 갖는 사랑이나 사회의식 위에 막대한 영향을 일으킨다. 이것을 한마디로 이야기하면 ‘의식과 존재’의 갈라섬에 대한 문제이다. 예를 들어 샐러리맨의 낮은 임금으로 복잡할 것 없는 사무 노동에서 일하고 있으면서도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와는 다르다고 하는 생각을 갖기 어렵지 않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 또 현대 사회에 있어서는 이 갈라섬을 크게 유발하는 것으로 소비문화의 발달과 매스컴을 집중하지 않으면 안 된다. ‘oo붐’이라고 하여 계획적으로 조작되고 홍보되는 소비, 오락 생활의 운동에도 당연하게 정치상의 이익이 포함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또 매스컴은 지배 계급의 손아귀에 있으며 일방적으로 다수의 커뮤니케이션을 전하는데, 그 중에 계급의식을 약하게 만들고 목적을 어지럽게 만들며, 아군을 헷갈리게 하도록 하는 의도가 들어있다. 그러나 동시에 매스컴을 듣고 보는 국민과 대중의 움직임을 무시하고서는 영리사업으로서의 방송, 신문업은 이어질 수 없고, 또 소비문화의 순조롭지 못한 발달은 사람들을 기분적, 간접적으로 몰아세우고 고물가 정책 등에 대한 반대를 유발하게 하는 점 등도 비판할 수 있다.
사회 운동의 주된 계층은 소규모 농부, 빈민, 공장 노동자 등 이른바 소외계층, 약자, 하층민들이다. 이들이 내세우거나 이야기할 수 있는 수단이 되나, 최근에는 여유 계층이나 기득층이 이야기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어 운동권 내지 사회 운동의 의미가 흐려진다.
사회 운동의 종류
-개혁적 사회 운동
기본적으로 기존 체제를 받아들이면서 합법적으로 최대한 사회개혁을 이루려 하는 점진적 운동이다. 그러나 개혁적이라고 해서 언제나 제도적 울타리 내부에서만 운동하는 것은 아니다. 체제가 시민의 합당한 사회적 요청을 받아들일 기미를 전혀 내비치지 않을 때는 다양한 방안을 생각하고 합법적이지 않은 선택을 하기도 한다. 그것은 합법적인 방식만으로는 사회적 모순과 불합리를 완벽하게 이겨낼 수 없다는 사회철학적 현실 인식에서 기반한다. 대부분의 사회 운동은 개혁적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환경운동연합, 여성운동단체, 참여연대, 인권운동사랑방 등에 의한 시민운동이 이 갈래에 포함된다.
-혁명적 사회 운동
기존의 사회체제와 질서로는 문제를 극복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정치권력을 바꾸려고 하는 급진적 변혁을 목표로 하는 운동이다. 17~18세기 부르주아 시민혁명운동과 1917년 러시아에서 있었던 노동자 프롤레타리아혁명이 대표적인 예시로 꼽힌다. 한국에서의 619혁명, 광주민주화운동, 동학혁명 등도 혁명 운동적 색채를 어느정도는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혁명 운동은 피지배계급과 지배계급 간의 시기 다툼과 대립이 심각하고 능력 없는 정부의 재정이 파탄이 나고 무리한 공권력을 내세울 때 발생할 수 있다. 찰스 틸리(Charles Tilly)에 의하면 혁명은 처음부터 격한 폭력으로 시작되는 것이 아니고, 국가와 국가 간의 상호작용의 여하에 따라서 폭력적인 모습으로 발전한다고 한다. 혁명에서의 폭력이 혁명에 기본적으로 포함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국가의 앞서는 제한이나 강제 등의 보통의 물리력에 대한 대응으로 일어난다는 것이다.
-신사회 운동
사회 운동은 근대 사회가 도래함과 동시에 이야기가 되었고 노동 운동 중심으로 발달하였다. 반면 현대 사회는 갑작스러운 변화로 노동 계급 문제 말고도 수많은 사회적 문제를 대량 생산해내면서, 68혁명 이후로 반전, 평화, 생태운동, 여성운동, 인권운동, 환경 운동 등으로 불리는 신사회 운동이 시작되고 퍼져나갔다. 그러나 여전히 실업문제, 빈부의 격차 등으로 노동 문제가 없어지기는커녕 늘어나는 상황에서 노동 운동은 없어질 수 없으며 신사회 운동과 나란히 해서 동시에 활성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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